《2012 홍익신진작가발굴전 - 이미지와 기억 Ⅰ》
2012.12.10 - 2012.12.15 홍익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, 한국 |
2012 Hongik New Talents Project - Image & Memory Ⅰ
2012.12.10 - 2012.12.15 Hongik University HOMA Seoul, Korea |
기억은 항상 현재로 회귀하는 의식이다. 과거와 미래로의 도약이 전제되더라도 의식은 현재를 기점으로 전개되며 현재로 돌아온다. 과거는 기억을 통해 잠재적으로 현존하며, 이미지는 그 같은 과거(혹은 미래)를 현재로 불러냄으로서 우리 눈앞에 무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게 된다. 이미지의 표면 아래에는 시간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쌓여있으며, 기억은 그 궤적들을 펼쳐 보이는 역할을 한다.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므네모시네(Mnemosyne 기억)를 통해 아홉 뮤즈들이 세상에 예술을 전해준 것처럼, 미술가의 내면세계는 기억에 의해 살아있는 현재의 이미지로 전달된다. 감상자는 작가가 그은 선과 형태 또 오브제와 영상에서 작가의 생생한 기억의 흔적들, 주체의식의 생성과 파열의 과정을 발견하고 읽을 수 있다. 그래서 작품과 함께 지난 시간의 회귀에 소스라치거나 스스로 회상에 잠겨 지나간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. 혹은 삶의 이면을 아이러니로 또는 아포리즘의 형태로 마주하면서 뜻밖의 조우에 감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.
- 서영희 (홍익대 미술대 교수) -
- 서영희 (홍익대 미술대 교수) -
나는 바느질을 한다. 바느질의 묘한 매력은 마음을 수평으로 만든다는 것이다. 단순한 행위의 반복 속에 마음에 고요함을 일으키며 날 해방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다. 곧 스스로의 치유이다. 바느질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. 이는 찢어지고, 뜯어지고, 상처 난 곳을 봉합하는 치유의 행위이다. 내 작업에서 바느질은 그 의미를 실천하는 조용한 퍼포먼스이자, 노력의 흔적이며, 감정이입의 산물이다. 죽음, 부재, 상처에서 시작되는 내 작업은 결국 위로와 치유로 나아간다. 나는 먼저 병들어 가고 죽어가는 혹은 버려지고 상처받은 자연과 영혼들에게 시선을 향하고 자세를 낮춘다. 그리고 죽음의 향기가 짙게 베인 천 삼베를 조각조각 잘라 빛의 색을 머금은 금실로 바느질을 하며 죽어가는 생명을 위한 수의를 만든다. 파편화된 조각들은 바느질을 통하여 하나로 이어지고, 그 생명을 감싸는 옷이자 또 다른 대체물, 또는 빈틈없는 완전한 하나의 세계가 된다.
- 손민지 -
- 손민지 -